※ 이 영상은 2014년 11월 19일에 방송된 <다큐프라임 - 가족 쇼크 3부 마석으로 가는 길>의 일부입니다.
마석, 그 300일간의 기록
국내 최대 가구공단으로 잘 알려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우리가 이곳을 처음 찾은 건 2013년, 눈 내리던 어느 겨울이었다. 잿빛 콘크리트 건물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가구를 만드는 이들은 다름 아닌 이주노동자들. 방글라데시, 네팔, 필리핀 등지에서 떠나온 500여 명의 이주노동자에게 마석은 어느덧 삶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었다. 독한 화공 약품에 비록 자신의 몸이 병들어갈지라도,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임시 건물에서 추위와 외로움에 싸울지라도 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자신의 희생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마을보다 더 애잔한 삶의 희로애락과 가슴 찡한 가족의 사연을 엿볼 수 있는 곳, 마석. 1년 내내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회색빛 공단에서 펼쳐지는 300일간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그곳에도 아들이 있고 아버지가 있습니다
위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매일 밤, 야근하는 핫산(가명). 그의 고향, 방글라데시에는 암 수술을 할 만한 병원이 없다. 결국, 어머니는 인도까지 가서 수술 했지만, 여전히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만큼 생명이 위태롭다. 어머니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된 이주노동을 하는 핫산은 체류 기간이 만료돼 정작 자신이 아프면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 미등록 신분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아들은 오늘도 어머니를 위해 톱밥 가루와 씨름하며 가구를 만든다.
핫산과 조금 떨어진 공장에서 독한 페인트 냄새를 참아내며 가구를 만드는 핀투(가명)는 한국에 온 지 1년 만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그가 마석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 사미아 때문이다. 머나먼 타국에서 병마와 싸우면서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딸에게 부칠 선물상자를 채우는 것이 아빠의 유일한 행복이다.
우리에게도 살 비비며 함께 살고 싶은 가족이 있습니다
지구 상 가장 멀고도 가까운 결혼식. 고향에 갈 수 없는 신랑과 본국에 있는 신부가 시간을 맞춰 영상통화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마석에만 있는 전화 결혼식을 통해 가족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오직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혹은 새로운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나온 이들이 모인 마석에는 결혼이나 출산 같은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또 누군가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환희의 순간을 맞이한 이들은 얼마 안가 더 큰 슬픔에 빠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이주노동자에게도 가족 동반 체류를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에게는 고스란히 신분이 이어져 출생신고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석, 집으로 가는 길
지금 이 순간에도 마석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소원은 단 하나,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가족을 품에 안고 실컷 울어보는 게 소원인 사람들. 어린 시절, 자신이 뛰어놀던 바닷가를 마음으로 그려보는 사람들. 하지만 결코 집으로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그 고된 여정에서 마석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정거장이자,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위안 삼아 기대며 살아가는 제2의 고향이다. 그곳에는 공장 등불 아래 밤을 지새우는 누군가의 아들이 있고, 이마에 멍이 들도록 고향의 딸을 위해 절을 하며 사원의 불을 밝히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매일 밤 집으로 가는 꿈을 꾼다, 잠들지 않는 마석에서.......
✔ 프로그램명 : 다큐프라임 - 가족 쇼크 3부 마석으로 가는 길
✔ 방송 일자 : 2014.11.19
#골라듄다큐 #다큐프라임 #외국인 #노동자 #마석
마석, 그 300일간의 기록
국내 최대 가구공단으로 잘 알려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우리가 이곳을 처음 찾은 건 2013년, 눈 내리던 어느 겨울이었다. 잿빛 콘크리트 건물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가구를 만드는 이들은 다름 아닌 이주노동자들. 방글라데시, 네팔, 필리핀 등지에서 떠나온 500여 명의 이주노동자에게 마석은 어느덧 삶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었다. 독한 화공 약품에 비록 자신의 몸이 병들어갈지라도,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임시 건물에서 추위와 외로움에 싸울지라도 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자신의 희생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마을보다 더 애잔한 삶의 희로애락과 가슴 찡한 가족의 사연을 엿볼 수 있는 곳, 마석. 1년 내내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회색빛 공단에서 펼쳐지는 300일간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그곳에도 아들이 있고 아버지가 있습니다
위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매일 밤, 야근하는 핫산(가명). 그의 고향, 방글라데시에는 암 수술을 할 만한 병원이 없다. 결국, 어머니는 인도까지 가서 수술 했지만, 여전히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만큼 생명이 위태롭다. 어머니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된 이주노동을 하는 핫산은 체류 기간이 만료돼 정작 자신이 아프면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 미등록 신분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아들은 오늘도 어머니를 위해 톱밥 가루와 씨름하며 가구를 만든다.
핫산과 조금 떨어진 공장에서 독한 페인트 냄새를 참아내며 가구를 만드는 핀투(가명)는 한국에 온 지 1년 만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그가 마석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 사미아 때문이다. 머나먼 타국에서 병마와 싸우면서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딸에게 부칠 선물상자를 채우는 것이 아빠의 유일한 행복이다.
우리에게도 살 비비며 함께 살고 싶은 가족이 있습니다
지구 상 가장 멀고도 가까운 결혼식. 고향에 갈 수 없는 신랑과 본국에 있는 신부가 시간을 맞춰 영상통화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마석에만 있는 전화 결혼식을 통해 가족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오직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혹은 새로운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을 품고 고향을 떠나온 이들이 모인 마석에는 결혼이나 출산 같은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또 누군가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환희의 순간을 맞이한 이들은 얼마 안가 더 큰 슬픔에 빠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이주노동자에게도 가족 동반 체류를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에게는 고스란히 신분이 이어져 출생신고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석, 집으로 가는 길
지금 이 순간에도 마석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소원은 단 하나,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가족을 품에 안고 실컷 울어보는 게 소원인 사람들. 어린 시절, 자신이 뛰어놀던 바닷가를 마음으로 그려보는 사람들. 하지만 결코 집으로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그 고된 여정에서 마석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정거장이자,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위안 삼아 기대며 살아가는 제2의 고향이다. 그곳에는 공장 등불 아래 밤을 지새우는 누군가의 아들이 있고, 이마에 멍이 들도록 고향의 딸을 위해 절을 하며 사원의 불을 밝히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매일 밤 집으로 가는 꿈을 꾼다, 잠들지 않는 마석에서.......
✔ 프로그램명 : 다큐프라임 - 가족 쇼크 3부 마석으로 가는 길
✔ 방송 일자 : 2014.11.19
#골라듄다큐 #다큐프라임 #외국인 #노동자 #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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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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