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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밥상★풀버전] 무엇과 만나도 경쟁하거나 다투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입을 속여 혀를 즐겁게하다, 쌈” (KBS 20170518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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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입을 속여 혀를 즐겁게하다, 쌈” (2017년 5월 18일 방송)

자연이 만들어 낸 여린 초록빛의 풍경이 짙어지는 계절. 싱싱한 생명의 기운은 우리의 입에도 맛있는 꽃을 피운다. 무엇과 만나도 경쟁하거나 다투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쌈! 소박하지만 정겹고 풍성해서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쌈 밥상을 함께 만나보자

■ 3대를 이어온 부추 쌈 - 경남 사천
높지 않은 산과 옥색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경남 사천. 이곳 사천 자혜리에서는 5월이 되면 부추의 초록빛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3대째 부추 농사를 지어온 김남헌 씨 가족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40년째 노지에서 부추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남헌 씨 부부. 2년 전 부터는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온 젊은 아들 내외와 함께 부추 농사를 짓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좋아 귀향을 택했다는 아들 방원 씨와 며느리 혜정 씨. 이제는 새내기 농부의 열정으로 부모님의 뒤를 열심히 이어가고 있다. 부추가 무럭무럭 자랄 때면 가족이 항상 만들어 먹는다는 멸치 강된장은 살짝 데쳐낸 부추 쌈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어머니께 전수받은 부추겉절이로 손맛을 자랑하는 며느리. 시어머니의 손맛을 따라가려고 부지런히 노력중이라는데. 다정한 시어머니의 사랑이 도시 며느리의 귀향 결정을 망설이지 않게 한 비결이라고 한다. 사랑과 정을 담아 부추로 가득 차린 한 상 앞에서 가족들의 웃음소리는 오늘도 높아져만 간다.

■ 산골 부부의 맛있는 쌈 - 부여 머위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에는 이맘때쯤 머위와 고사리가 지천으로 자란다. 결혼 20년 차 이석희, 전옥화 부부는 오늘도 함께 산에 올랐다. 19년 전 고향에 돌아와 흙을 밟으며 살아가겠다 결심한 부부. 세월이 지나면서 서울 출신 아가씨는 나물 박사가 되었고, 남편은 아내의 든든한 내조에 힘입어 행복한 농사꾼이 되었다. 부부에게 산과 들은 언제나 건강한 식재료를 내어주는 천혜의 음식 창고이다. 이맘때 부부의 가장 대표적인 찬거리로는 바로 머위다. ‘살이 오동통 오른 머윗대는 소고기와도 안 바꿔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는데. 잘 삶아서 껍질을 벗겨낸 머윗대는 볶음으로, 장아찌로 담가먹는다. 연한 잎부터 줄기까지 삶아 고추장으로 무쳐내는 머위 나물 무침도 입맛 돋우는 반찬이다. 친정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고사리 조기조림과 머위 쌈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다. 양념이 잘 베어든 조기 살처럼 인생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며, 그 안에는 고사리처럼 말캉말캉한 날도 있을 거라는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부부는 오늘도 쌈 한입 가득 먹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살아가고 있다.

■ 어부의 땅에 멸치가 돌아오면... - 고성 멸치 쌈
5월 고성 앞바다는 그야말로 비옥한 어부의 땅이다. 경남 고성 자란만의 주인, 은빛 멸치 떼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올해로만 멸치잡이 4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정영조·김복이 부부도 멸치잡이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몸은 고되지만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멸치는 부부를 웃음 짓게 한다. 김복이 씨는 은빛 멸치가 돌아올 때쯤이면 늘 대나무통 멸치찜밥을 만든다. 50년 전, 멸치잡이 하시던 부모님께서 어린 막내딸을 위해 만들어 주셨던 멸치 대통 밥은 대통에 갖은 잡곡과 볶은 잔멸치를 넣고 만드는 음식이다.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복이 씨는 매년 멸치가 퍼덕거리는 제철이면 대통 밥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멸치 철이 되면 빠지면 섭섭한 집안의 음식이 되었다. 또 내장과 뼈를 발라낸 후 간장과 된장, 마늘과 고춧가루로 양념을 한 멸치조림을 넣고 쌈을 싸 먹는 멸치쌈밥도 복이 씨가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음식이라 한다. 싱싱하고 진한 바다의 맛과 봄날의 푸성귀가 함께 만들어낸 풍성하고 신선한 맛. 이 맛 때문에 멸치가 돌아오는 계절을 그토록 기다리게 되는 건 아닐까?

■ 아래윗집 동서의 정(情) - 보령 쩜장과 연저육찜
충남 보령 청라면에는 유난히 사이가 좋은 동서와 형님이 살고 있다. 바로 김정옥 씨와 남상월 씨이다. 오늘 정옥 씨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가마솥에 콩을 삶아 청국장을 만들었다. 바로 시큼한 무김치와 삭힌 고추를 잘게 썰어 청국장과 섞어 만드는 ‘쩜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식구가 많은 대가족의 만만한 반찬이었던 쩜장. 형님 상월 씨의 텃밭에 방풍들이 파릇파릇 싱싱한 잎을 자랑할 때면 정옥 씨는 쩜장을 만든다. 방풍 쌈에 쩜장 한 숟가락이면 열 반찬 부럽지 않은 별미가 완성된다고. 오늘은 특별히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연저육찜’ 도 함께 상에 올랐다. 살짝 삶은 돼지고기를 구워 간장, 꿀, 마늘 등의 양념에 은근하게 졸여 만든 이 음식은 고기가 귀하던 시절 어머니께서 특별히 만들어주시던 음식이다. 우애 좋은 동서지간이 차려낸 밥상에 생기가 돋아난다. 든든한 재료 지원자인 큰 형님, 손맛이라면 자신 있는 막내 동서. 동서지간의 서로 보듬고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크게 싼 쌈 하나에 옹골차게 들어있는 것 같다.

#한국인의밥상 #쌈 #한입만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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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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