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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전통, 운명의 기로에 선 까마이우라 족의 마지막 추장 | 수요기획 “아마존의 마지막 추장 따꾸마” (KBS 13030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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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기획 “아마존의 마지막 추장 따꾸마” (2013.03.06 방송)

□ 까마이우라 족의 마지막 추장

6400키로미터 거대한 아마존 강을 따라 구불구불 뿌리내린 600여 개의 지류 중 가장 큰 싱구강. 주변이 온통 늪으로 덮여있어 1500년대 백인들의 침략과 지배를 피할 수 있었던 곳이다. 그 만큼 인디오의 전통과 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아마존의 꽃이라 불리는 싱구 지역. 이곳에서도 특유의 문화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부족이 있다. 까마이우라족.
16년 전 정승희 감독이 처음 까마이우라 부족을 방문했을 땐 제 1 추장 따꾸마의 환영을 받았지만, 지금은 아들 꼬또끼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 2 추장직을 맡고 있다.
올해로 여든일곱 살이 된 제 1 추장 따꾸마에겐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빠제(paje). 빠제라는 이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죽은 자의 영혼과 대화를 하고, 숲의 정령을 불러들이는 신령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나 주어지는데, 따꼬마는 추장과 빠제를 모두 거친 아마존 유일의 인물이다. 그래서 아마존 사람들은 그를 위대한 빠제라고 부른다.
까마이우라 부족이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했을 때부터 문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1970년대까지의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본 산증인, 따꾸마. 아마존 마지막 추장이자 위대한 빠제 따꾸마는 최근, 부족에게 닥친 전과 다른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 문명의 저주로 신음하는 까마이우라 족

예로부터 아마존의 인디오들은 숲을 정복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존재, 즉 한몸처럼 여겨왔다. 때문에 대자연도 인간인 인디오를 자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수천 년을 살아온 것이다. 인디오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에게도, 숲에게도, 심지어 날아다니는 앵무새에게도 영혼이 있다. 자신들은 그들에게 속해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숲이 파헤쳐지고 깎여나가면서 평화롭던 마을에 우환이 생기기 시작했다. 문명 도시에서 맛본 햄버거와 콜라는 그들을 중독시키고, 독한 방부제와 조미료를 그들의 몸에 토해놓았다. 수천 년 동안 대자연 속에서 먹을거리를 얻어온 인디오들에게 방부제와 조미료는 독약, 극약 그 이상일 것이 분명하다.
제 1 추장 따꾸마의 손녀 이레야도 불행을 피해갈 수 없었다. 뱃 속에서 고이 키우던 5개월 된 아이를 조산한 것. 아이를 조산한 이레야는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 약초물을 마시며 그 다음해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가장 큰 축제인 과로피 축제가 열릴 때까지 절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아이가 죽은지 1년 째 되는 날-
사람들은 자연의 산물로 몸을 치장하고 마마에 춤을 추면서 산모와 죽은 아이의 영혼을 위로한다. 숲의 정령 마마에의 좋은 기운을 몰고 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의식.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마을에 여자들이 자꾸 아이를 조산하고, 사산하는 건 숲의 정령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따꾸마.
대자연의 꾸짖음이 계속되면서 점점 병들어가는 까마이우라 부족. 문명과 전통 사이에서 아스라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 까마이우라 족이 우기를 버티는 법

아마존의 1년은 크게 우기와 건기로 나뉘어진다. 11월부터 5월까지가 우기인데, 이때는 아마존의 모든 강의 수위가 30m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숲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된다.
우기에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신의 선물이라 불리는 만쥬오까와 대형 메뚜기 까바뉴또 뿐이다. 만쥬오까는 우리나라의 고구마와 비슷하게 생긴 뿌리열매인데, 영양과 맛도 좋은 데다 다양한 요리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천혜의 먹거리로 대접받는다. 대형 메뚜기 까바뉴또는 우기를 맞은 아마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인데, 우기엔 먹을 게 많이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까마이우라 부족의 사냥은 용맹스러운 사냥꾼 꼬찌아가 전담한다. 우기가 계속되던 어느 날, 귀한 까이 원숭이를 잡은 꼬찌아. 원숭이 고기는 단백질 공급이 필요한 어린 아이와 여자들에게 우선으로 먹인다.
함정을 파놓아도 잡히는 건 불쌍한 새끼 멧돼지 한 마리 뿐이고, 카누를 타고 하루 종일 드넓은 호수를 헤매고 다녀도 잡히는 거라곤 물고기 뚜꾸나래 두 마리 뿐.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욕심내는 법이 없다. 까마이우라족, 그들이 보여주는 정글의 법칙을 소개한다.

□ 문명과 전통, 운명의 기로에 선 까마이우라 족

까마이우라 부족의 제 2 추장 꼬또끼는 따꾸마의 아들이다. 그는 마흔 살에 아버지로부터 추장직을 물려받은 후부터 조금씩 문명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마을엔 트럭과 트랙터의 굉음이 퍼지고, 어린 인디오들은 도시 아이들처럼 옷을 입고 축구를 한다. 그들은 늘 기름값에 허덕이고, 돈 몇 푼에 쩔쩔매면서도 문명이 주는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한다. ‘자유’가 있던 자리에 ‘소유’할 것들이 생겨난 것이다.
문명을 받아들이고부터 까마이우라 족의 아이들은 사산과 조산으로 죽어가고, 원인 모를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해결책은 숲의 정령 마마에에게 있다고 믿는 제 1 추장 따꾸마.
그는 수십 년 동안 외부에 절대 공개하지 않았던 부족의 가장 신성한 물건을 꺼내기에 이른다. 물건의 정체는 숲의 정령 마마에를 형상화한 탈.
마을에 계속되는 우환을 막기 위해 따꾸마는 특별한 의식을 준비한다. 사람의 피부나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탈을 덮어쓰고 숲의 정령을 부르면, 탈 속에 숲의 정령 마마에가 깃들어 기원을 들어준다는 특별한 의식. 이것은 그가 영혼과 교류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빠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과연 숲의 정령 마마에는 부족의 편에 서 줄 것인가. 문명과 전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작한 까마이우라 부족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아마존 #원주민 #까마이우라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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