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은 2016년 11월 11일에 방송된 <하나뿐인 지구 - 어쩌면 사라질 당신의 고향에 대한 기록>의 일부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실향민’이라는 단어. 현대인에게는 너무도 낯선 것들이다. 언제든 그 자리에 남아있을 것 같은 그리운 고향. 하지만 고향을 떠올리면 생각나던 푸근함과 정겨운 미소는 사람들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지방의 사람들은 점점 더 서울로 모여들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허물어진 빈집과 폐교만이 남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연 인구 감소의 위기는 농어촌만의 이야기일까? 일본보다 심각할지도 모른다는 우리나라의 지방 소멸 문제. 고향을 잃어버리기 전에 인구 감소의 현황과 그로 인한 문제, 그리고 고향을 다시 웃게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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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고향 마을을 찍는 사진작가, 마동욱 씨
우리나라 남쪽 끝. 전라남도 장흥군이 고향인 마동욱 씨(59)는 벌써 30년 가까이 고향 주변의 마을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늘 비슷해 보이던 고향 마을의 어제와 오늘은 점점 특별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을의 ‘인구 감소’ 때문이다. 수십 년간 젊은 사람과 어르신들은 마을을 떠나갔다. 사람들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빈집과 폐교만이 남아 있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아 장독대가 가득했던 마동욱 씨의 집도 빈집이 된 지 벌써 10여 년째. 마동욱 씨 집 주변의 여섯 집도 모두 빈집이다. 학송리의 80대 어르신들은 “내가 시집올 적만 해도 마을에 97가구는 있었다.”며 아이들이 뛰놀던 학송리의 활기를 기억한다. 현재는 28가구만이 남아 있는 이곳. “그때 그 시절이 좋았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꼭 우리 고향 마을이 하는 말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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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일본만의 이야기? 우리에게도 먼 미래가 아니다
2014년, 일본의 전 총무상을 지낸 마스다 히로야의 책 『지방소멸』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마스다 히로야는 이 책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앞으로 일본 전체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하고, 심지어 수도인 도쿄까지 축소되어 ‘일본이 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한다. 지방의 인구는 더욱 서울로 집중되고, 서울은 새로운 인구를 생산해내지 못한다. 마을의 총가구 수가 20호가 되지 않는 ‘과소 마을’은 2005년과 2010년, 5년 사이에 1,000개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실감하기 어렵다.
60년 가까이 해오던 마늘 농사를 그만둔 경북 의성의 이재숙 할아버지(81). 한때 발 디딜 틈 없었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한 의성읍내의 염매 시장과 결혼식장. 그리고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산부인과. 3년 새 전교생 수가 반으로 줄어 한 학년 당 학급 수가 1개에 불과한 부산광역시 영도구의 봉삼초등학교. 지방 소멸은 정말 ‘남의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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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지금처럼 지방 소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없습니다.”
- 전영수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점차 사라져 가는 지방. 체계적인 대책은 없지만, 고향 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산광역시 영도구 신선동의 ‘행복나눔밥상’이 문을 연 것은 다리가 아파 혼자 식사를 할 수도 없었던 마을 어르신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 덕분이었다. 행복나눔밥상에서는 음식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정과 온기를 나눈다. 어르신들만 남았던 학송리 마을에도 귀향한 ‘젊은’ 부부, 마옥렬 씨(67)와 신미영 씨(63)가 죽어가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서울살이만 40년을 넘게 했던 마옥렬 씨는 요즘 벼, 고추, 파 등 농사를 짓느라 종일 바쁘지만 전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고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점점 쇠퇴하는 고향에 사는 사람들, 그런 고향을 기록하는 사람들, 고향을 다시 웃게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프로그램명 : 하나뿐인 지구 - 어쩌면 사라질 당신의 고향에 대한 기록
✔ 방송 일자 : 2016.11.11
나의 살던 고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실향민’이라는 단어. 현대인에게는 너무도 낯선 것들이다. 언제든 그 자리에 남아있을 것 같은 그리운 고향. 하지만 고향을 떠올리면 생각나던 푸근함과 정겨운 미소는 사람들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지방의 사람들은 점점 더 서울로 모여들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허물어진 빈집과 폐교만이 남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연 인구 감소의 위기는 농어촌만의 이야기일까? 일본보다 심각할지도 모른다는 우리나라의 지방 소멸 문제. 고향을 잃어버리기 전에 인구 감소의 현황과 그로 인한 문제, 그리고 고향을 다시 웃게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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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고향 마을을 찍는 사진작가, 마동욱 씨
우리나라 남쪽 끝. 전라남도 장흥군이 고향인 마동욱 씨(59)는 벌써 30년 가까이 고향 주변의 마을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늘 비슷해 보이던 고향 마을의 어제와 오늘은 점점 특별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을의 ‘인구 감소’ 때문이다. 수십 년간 젊은 사람과 어르신들은 마을을 떠나갔다. 사람들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빈집과 폐교만이 남아 있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아 장독대가 가득했던 마동욱 씨의 집도 빈집이 된 지 벌써 10여 년째. 마동욱 씨 집 주변의 여섯 집도 모두 빈집이다. 학송리의 80대 어르신들은 “내가 시집올 적만 해도 마을에 97가구는 있었다.”며 아이들이 뛰놀던 학송리의 활기를 기억한다. 현재는 28가구만이 남아 있는 이곳. “그때 그 시절이 좋았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꼭 우리 고향 마을이 하는 말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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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일본만의 이야기? 우리에게도 먼 미래가 아니다
2014년, 일본의 전 총무상을 지낸 마스다 히로야의 책 『지방소멸』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마스다 히로야는 이 책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앞으로 일본 전체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하고, 심지어 수도인 도쿄까지 축소되어 ‘일본이 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한다. 지방의 인구는 더욱 서울로 집중되고, 서울은 새로운 인구를 생산해내지 못한다. 마을의 총가구 수가 20호가 되지 않는 ‘과소 마을’은 2005년과 2010년, 5년 사이에 1,000개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실감하기 어렵다.
60년 가까이 해오던 마늘 농사를 그만둔 경북 의성의 이재숙 할아버지(81). 한때 발 디딜 틈 없었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한 의성읍내의 염매 시장과 결혼식장. 그리고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산부인과. 3년 새 전교생 수가 반으로 줄어 한 학년 당 학급 수가 1개에 불과한 부산광역시 영도구의 봉삼초등학교. 지방 소멸은 정말 ‘남의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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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지금처럼 지방 소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없습니다.”
- 전영수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점차 사라져 가는 지방. 체계적인 대책은 없지만, 고향 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산광역시 영도구 신선동의 ‘행복나눔밥상’이 문을 연 것은 다리가 아파 혼자 식사를 할 수도 없었던 마을 어르신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 덕분이었다. 행복나눔밥상에서는 음식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정과 온기를 나눈다. 어르신들만 남았던 학송리 마을에도 귀향한 ‘젊은’ 부부, 마옥렬 씨(67)와 신미영 씨(63)가 죽어가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서울살이만 40년을 넘게 했던 마옥렬 씨는 요즘 벼, 고추, 파 등 농사를 짓느라 종일 바쁘지만 전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고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점점 쇠퇴하는 고향에 사는 사람들, 그런 고향을 기록하는 사람들, 고향을 다시 웃게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프로그램명 : 하나뿐인 지구 - 어쩌면 사라질 당신의 고향에 대한 기록
✔ 방송 일자 : 2016.11.11
- Category
-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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