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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TV] 영상기록 서울, 시간을 품다 - 제176회 하천 위에 지어진 주상복합 "서소문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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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1970년대 아파트.
서대문구 미근동에 자리한 서소문아파트입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의 주소가 좀 특별한데요.

서소문아파트는 원래 이 자리를 흐르던 하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지어진 아파트입니다.
하천의 굽은 모양을 따라 아파트도 곡선 형태로 지어졌는데요.

아파트 1동에서 9동까지 모두 곡선으로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직선의 건물들을 이어 붙여 곡선의 느낌을 만들어냈습니다.

서소문아파트가 완공된 1970년대는
서울에 아파트 건설 붐이 한창 일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정부 주도로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 뿐 아니라,
민간업체에서 건설한 상가아파트까지,
그야말로 본격적인 아파트 시대가 열렸는데요.

1971년 오진개발에서 준공한 서소문아파트는
당시 서울에서 손꼽히던 상가아파트로,
말하자면 오늘날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였습니다.

상가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오늘날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상가와 주거지를 최대한
분리하려는 것과는 달리, 서소문아파트는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성은 아파트 내부뿐 아니라,
주변 공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삭막한 건물들 사이에서 이웃과 주변을 배려하는
서소문아파트의 따뜻한 건축 정신은
오늘날엔 찾아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서소문아파트는 점점 노후화되고 있지만,
하천 위에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건축법이 바뀌면서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어려워졌습니다.

이 낡고 빛바랜 아파트는 앞으로 또 어떤 풍경으로 남겨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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