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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서남단 전남 신안군. 1004개의 크고 작은 섬중 흑산도, 홍도, 임자도, 하의도, 비금도로 떠나본다. (KBS 2012122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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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발견 [시간이 머문 천사의 섬 전남 신안]

1. 거친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신안의 보석 - 흑산도와 홍도
(1) 육지를 그리다 검게 타버린 섬, 흑산도
목포에서 쾌속선을 타고 2시간이나 들어가야 하는 흑산도는 [흑산도 아가씨]의 노랫말처럼 멀고도 외로운 섬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쉬 닿지 않아 천혜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흑산도는 조선시대 중죄인들의 유배지로도 유명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선 후기 문신이자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다. 정약전은 해안가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사리마을에서 15년 간 유배생활을 하며 흑산도 근해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227종의 생태를 기록한 한국 최초의 어족연구서 자산어보를 펴내기도 했다. 다양한 어종의 보고인 흑산도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곳이 바로 예리항(대흑산도항)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남해안 최대의 파시가 열렸던 항구엔 한 때 2천여 척의 배들이 모여 들어 성시를 이뤘다는데.... 지금 흑산도 바다에서는 홍어와 멸치잡이가 한창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생산 이력제를 도입하고 있는 명품 흑산도 홍어와 밥상의 단골 메뉴인 멸치. 홍어의 본고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싱싱한 홍어회의 맛과 멸치 건조장에서 풍겨오는 바닷내음으로 더욱 풍요로운 흑산도의 겨울 풍경을 만나본다.

(2)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홍도
섬과 섬 사이로 흐르는 거친 파도는 때로 뱃길을 막고, 삶을 단절시키기도 하지만 상상할 수조차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흑산도에서도 22km 더 들어가야 하는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170호)로 지정된 신안의 보석이다. 섬 전체가 홍갈색의 규암질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석양을 받으면 더욱 붉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홍도. 섬 주위에 펼쳐진 크고 작은 무인도, 그리고 파도와 바람, 세월이 빚어낸 기암괴석, 절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만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고깃배가 통과하면 풍어를 이루어준다는 전설이 깃든 남문 바위부터 날개를 펼친 공작을 빼닮은 공작새 바위까지, 빼어난 절경을 선사하는 바다 풍경과 함께 겨울철, 인근 바다를 누비는 홍어 잡이 배들의 주낙을 푸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홍도 2구 주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들여다본다.

2. 모래섬, 생명을 품다 - 임자도
처녀가 시집을 가려면 모래 서 말은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가 많은 섬, 임자도. 척박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곳이지만 모래는 임자도 사람들 삶의 원천이다. 모래 들판에서는 튼실한 대파들이 푸른 물결을 이루며 자라고 근해에는 고운 먼지 모래를 먹고 자란 새우가 넘쳐난다. 특히 임자도 전장포는 새우젓 산지로 유명한데,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60-70%가 임자도 전장포에서 나온다. 또한 마을 뒤편 솔개산 기슭에는 20년 전까지 마을의 새우젓 저장고로 쓰였던 토굴도 보존돼있어 그 옛날 섬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삭힌 새우젓을 쓰는 육지와 달리, 갓 잡은 생새우를 갈아서 김장을 하는 것도 바닷가 마을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모래섬을 풍요로운 생명의 섬으로 일궈낸 임자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3. 인동초의 섬, 하의도
주민 수가 2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섬, 하의도는 ‘인동초의 고장’이라고 불린다. 한겨울에도 넝쿨이 말라죽지 않고 봄이 되면 다시 싹을 틔우는 인동초는 하의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애칭이기도 했다. 투옥과 망명, 납치와 사형선고 등 갖은 고초를 겪으며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의 삶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 그 자체였다. 하의도 사람들은 1623년부터 무려 350년 간 계속됐던 농민항쟁의 역사와 정신이 한국 정치의 거목, 김대중을 만들어냈다고 믿고 있다.
1997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을 기념해 하의도 전통 막걸리에 ‘인동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무엇이든 자급자족하는 것이 생활화돼있던 섬 마을, 2대 째 ‘인동주’를 빚어온 제갈향덕 씨네 술독은 여전히 우리네 인정과 향수로 채워지고 있다. 작은 이발관과 낡고 초라한 점방이 정겨운 고향의 풍경을 그려내고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눠 먹는 시골 인심이 살아있는 곳, 하의도에서 신안에 면면히 전해 내려온 전통과 인동초의 정신을 느껴본다.

4. 바람과 낙조의 고장, 비금도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섬, 비금도는 옛 섬마을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거친 바닷바람과 싸우며 살아가야했던 서남해안의 섬들에서는 돌담이 필수적이었는데 비금도 내월리엔 지금도 옛 돌담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마을에선 해풍을 맞고 자라 더욱 싱싱하다는 비금도의 시금치, 섬초 수확이 한창인데....... 한 해의 끝자락, ‘하트 해변’이라고도 불리는 해누넘 해변의 낙조와 함께 척박한 섬에서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가려 했던 비금도 사람들의 소박한 새해 소망들을 들어본다.

#한국재발견 #신안 #섬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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