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로를 따라 신당동 쪽으로 가다보면 광희문 맞은편으로 묘하게 생긴 건물이 눈길을 끕니다. 삼각형 예각의 좁은 땅이지만 대로변에 자리잡아 건축 당시엔 인근의 랜드마크로 계획됐죠. 한눈에도 파격적인 조형미를 뽐내는 건물은 건축가 김중업이 산부인과로 지은 것으로 지금은 디자인회사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습니다. 김중업이 역점을 둔 곳은 건물의 수직동선을 담당하고 있는 램프실. 환자들을 위해 계단대신 경사로를 설치했고 건물을 감싼 노출 콘크리트의 거친 질감과 대비되게 유리창을 부착했죠. 설계 땐 지붕까지 유리를 덮어 천창으로 계획됐지만 당시 시공 기술로는 불가능해 지붕 부분은 콘크리트로 덮였습니다. 1960년대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성적의미가 건축가의 재치있는 형태로 구현돼 50년이 흐른 지금도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옛 산부인과 건물. 그 시절의 이야기를 간직한 채 오래도록 그 모퉁이에 서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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