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일컫는 순우리말 미리내. 미리내성지가 있는 안성시 미산리의 깊고 깊은 오지,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천주교 신자들이 한줌도 되지않는 불빛에 의지해 신앙을 이어가던 그 장면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여 붙여진 별칭입니다.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한 김대건신부의 유해가 안치됐던 미리내성지는 성역화작업 이전의 건축 유물과 새로 생긴 종교시설이 어우러져 200년이 넘는 천주교역사의 현장이 됐죠. 김대건신부 순교 50년만에, 공소였던 미리내는 본당으로 승격했고 초대 신부였던 강도영 마르코 신부가 신자들과 직접 지은 성요셉 성당은 여전히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960년 김대건신부의 유해가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당으로 이장됐지만 유해 일부는 여전히 미리내성지에 모셔져 있습니다. 1984년은 바티칸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을 방문해 한국순교자 103인을 성인으로 시성한 해. 103위 시성기념성당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순례 코스죠. 사제서품을 받고 불과 1년 뒤, 26세의 나이에 순교한 젊은 신부. 그리고 그의 시신을 몰래 빼내 백 리가 넘는 밤길을 넘어와 선산에 안장한 교우들. 200여 년 전 시작된 미리내의 역사는 오늘도 수많은 순례객에게 전설같은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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